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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배우는 커피 레슨

커피의 역사(우리나라편)

by 레오파파독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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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커피의 역사

한국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초의 한국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1896년 고종황제가 아관파천으로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을 당시 처음 마셨다고 전해졌다. 그리고 일반인에게는 1902년 러시아 공사인 베베르와 친척 관계인 독일인 여성 손탁에 의해 접하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 러시아 공사인 베베르와 함께 한국을 찾은 손탁은 고종으로부터 정동에 있는 한 가옥을 하사 받아 외국인 모임장소로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1902년에 2층의 손탁호텔이라는 서양식 건물을 새로 짓고 거기서 커피하우스를 운영하였다. 손탁호텔은 이완용, 서재필 등 내국인 친목단체인 정동구락부의 근거지이기도 하였다.

 

손탁 (오른쪽에서 두번째)
손탁호텔의 옛모습

 손탁호텔은 1917년 이화학당의 기숙사로 팔려다가 1922년 원래의 건물을 헐고 3층짜리 프라이 홀로 사용되었다. 프라이홀은 1975년 5월 화재로 소실되고 현재는 터만 남아 이화여고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구한말 최초의 미국유학생이었던 유길준의 서유견문에는 커피가 중국을 통해 1890년경에 조선에 소개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선교사 알렌을 비롯한 개화기 서양학자들의 저서에는 조선에서 커피를 대접받았다는 기록도 있다. 선교사 아펜젤러 선교단 보고서에는 1888년 인천의 서양식 호텔인 다이부츠호텔(대불호텔)에서 일반인에게 커피가 판매되었음을 나타내는 기록도 있다. 한편 미국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1885년 펴낸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1884년 1월 한강 주위에서 커피를 접대받은 사연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조선 고위 관리의 초대를 받아 한강 근처에 있는 '슬리핑 웨이브'라는 별장에 가서 당시 조선에서 유행하던 커피를 식후에 마셨다."

이것들은 모두 고종의 아관파천보다 앞서는 시점이라 할 수 있으며, 여하튼 우리나라에 커피가 선보인 것은 개화기인 1890년을 전후한 시점이고, 당시에 이 커피는 서구화의 상징이자 사교의 중요한 수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커피 문화의 확산

우리나라 다방문화의 효시는 일본의 찻집에서 유래를 찾는다. 개화기시대 일본인에 의해 킷사텐(일본식 다방)이 들어오며 커피문화가 우리나라에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다방은 세계2차대전 전후로 하여 대부분 문을 닫았다가 해방과 동시에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며 미군의 사회영향력이 커지면서 군용 식량에 포함되었던 인스턴트커피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당시 미군들이 즐겨 마시던 인스턴트 커피는 선망의 대상이었고, 미군부대를 통해 흘러나온 암거래 품목의 주요 공급품이었다. 1968년부터 공식적으로 커피가 수입되었으나, 가격이 비싸 호텔 등지에서만 제공되거나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고급음료였다.

1970년대부터 동서식품에서 최초로 인스턴트 커피를 자체생산하기 시작하였고 커피의 보급에 획기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농어촌개발공사와 한국 네슬레가 한서식품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진출하며 두 회사를 양대산맥으로 국내 인스턴트커피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가 개발되고 1980년대 냉동건조방식으로 생산한 동서식품이 '맥심'을 내놓으며 품질이 한 단계 향상되었다. 그 이후 커피 자판기가 등장하면서 국민음료로 자리 잡아가게 되었다.

동서식품 맥심 커피믹스

1990년대 이후 전국 곳곳에 커피전문점들이 등장했고 1999년 이화여대 앞 최초로 스타벅스 1호점이 개점하면서 커피전문점의 전성시대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 들어서며 방송, 광고 등 매체를 통해 '원두'와 '로스팅'의 개념이 익숙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원두를 구입하고 가정에서도 자신만의 커피를 즐기려는 홈카페가 유행하며 에스프레소 머신, 핸드드립 등 다양한 커피용품의 소비도 큰 폭으로 늘어나 커피는 우리의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최근엔 인스턴트 커피인스턴트커피 제조 기술의 발달로 원두커피의 기술을 적용해 과거보다 훨씬 품질이 향상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양한 소비자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향미 특성을 갖는 인스턴트커피를 개발하고 제품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스턴트 커피는 RTD(Ready To Drink) 형태로 제조되는데 이것은 국내시장에서 커피문화가 대중화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1980년대 이전까지 따뜻하게 즐기던 다방커피가 커피의 전설이었지만, 인스턴트 커피시장의 성장과 산업화에 힘입은 소비규모의 확대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커피문화를 확립시켰다. 여기에 자판기의 등장으로 판매경로가 다양해지며 RTD 커피음료시장이 탄생하게 되고, 이후에 구매와 음용의 편의성을 무기로 한 커피음료시장은 최근 30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약 6,000억 원 대의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인스턴트 커피시장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보다 원두커피의 소비량은 적지만 인스턴트 소비량은 최고 수준이고 그만큼 인스턴트 커피의 수출량도 상당히 높다. 이렇게 인스턴트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대단히 인기 있고 대중적인 기호식품이 되었다. 하지만 88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들어오게 되면서 점차 원두커피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좀 더 고급스러운 것을 찾는 사람들에 의해 원두커피 시장이 발전, 성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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