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 커피와 로부스타 커피

 

안녕하세요. 카페사장입니다.

오늘은 지난 글에서 작성하였던 커피의 3대 원종 중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에 대하여 조금 더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로부스타종을 재배하는 이유

 

다들 아시다시피 아라비카(코페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코페아 카네포라)는 대표적인 커피나무 품종입니다.  아라비카는 전 세계에서 70% 이상 가장 흔하게 재배되는 커피나무 품종으로 로부스타보다 더 맛있는 커피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은 그렇다면 맛 좋고 잘 팔리며 우수한 아라비카종만 재배하면 될 텐데도 굳이 로부스타를 재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것입니다.

 

우선 재배상 장점을 들 수 있습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이 크고 생장 환경이 조금 바뀌어도 잘 자란다. 이로 인해 비용 절감 효과가 커서 대량 생산에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로부스타는 재배가 더 쉽고 더 튼튼하였고 영어로 robust(튼튼하다)는 의미로 로부스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라비카보다 카페인 함량이 2배 가량 높아서 한 잔 당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저렴하게 더 많은 카페인은 얻기 위해 로부스타종을 생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관계

 

로부스타와 아라비카의 관계를 알게 된다면 더 놀랄 수 있습니다. 둘은 사실 생물학적으로 부모 자식 관계에 해당됩니다. 과거 아프리카 코페아 카네포라 또는 코페아 콘젠시스의 꽃가루(부)가 코페아 유게니오이데스 꽃(모)의 암술머리에 내려앉은 결과, 코페아 아라비카 품종이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아라비카는 부모의 특성을 골고루 물려받았고, 좋은 맛은 엄마로부터 더 받게 되었습니다.

 

 

 

로부스타의 가능성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커피는 아라비카지만, 일부 스페셜티 로스터들은 스페셜티 시장에 걸맞은 로부스타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은 탐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의견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첫째, 로부스타가 농장과 탈곡장에서 아라비카만큼 관심과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로부스타의 불쾌한 맛은 재배와 공정 과정의 무심함이 나은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편협한 정의 때문이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고품질의 로부스타는 그 향미가 독특하고 인상적이어서 저품질의 아라비카보다 더 깊은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페셜티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로부스타종이 점차 조용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블루보틀사는 '로부스타 블렌드 넘버원'이라는 로부스타종을 배합한 블렌드를 출시하여, 환상적인 블렌딩과 정교하고 숙련된 로스팅으로 얼마든지 훌륭한 로부스타 커피를 만나볼 수 있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스페셜티 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한 베트남의 커피 생산자들도 파인 로부스타라는 새로운 산업 표준을 통해 선별적인 수확과 허니 프로세싱을 거쳐 매력적인 로부스타를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블루보틀 로부스타 블렌드 넘버원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로 생산되는 로부스타는 환경문제로 인한 생산 위협을 받는 아라비카의 대체제로 앞으로 커피산업계에 드러내게 될 존재감이 상당히 기대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