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가공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다양한 원두의 생산 및 가공 과정을 알고 마신 다면 그 원두가 가진 커피의 특색 있는 맛을 좀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원두의 과육은 수분과 당분으로 이루어져 병충해의 염려가 크고 과육 변질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커피체리를 수확한 즉시 생산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공정은 겹겹이 빈을 싸고 있는 껍질들을 벗겨내는 일이다. 이 일은 생두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작업니다. 커피체리의 구조는 외피, 깍지(실버스킨), 내피(파치먼트 스킨), 펄프(과육), 빈으로 구성되어 있다.
커피체리의 수확
생두(Green Coffee)란 커피를 볶기 전 상태로 커피 체리의 속의 씨앗을 말한다. 생두의 수확 방법에는 기계수확, 스트리핑 그리고 핸드피킹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기계수확>
기계수확은 주로 대규모의 농장이 갖춰진 중남미 지역의 수확 방식으로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작은 농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트랙터 처럼 생긴 기계가 길 양쪽으로 도열한 커피나무의 가지를 치고 흔들어 열매를 떨어지게 해서 수확하는 방식으로 좋은 품질의 수확 방법은 아니다.
<스트리핑>
스트리핑은 가지에 열린 커피체리를 막대리나 손을 이용해 주욱 훑어 땅바닥이나 미리 받쳐진 마대,천 등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나뭇가지를 훑어서 떨어진 커피체리가 떨어지면 곰팡이 등 2차 감염의 우려가 있고, 잘 익은 체리와 덜 익은 체리를 일괄적으로 함께 수확하게 되므로 보통 열매 적정 수확시점을 지나 과성숙 이후에 수확에 나선다. 마지막 한 알까지 다 익은 후에 수확하는 편이 그래도 조금 더 낫기 때문이다.
<핸드피킹>
핸드피킹은 눈으로 보고 잘 익은 열매를 선별하여 손으로 일일이 한 알 한 알 따는 방법이다. 주로 질 좋은 커피 생산에 쓰인다. 핸드피킹으로 수확된 커피는 주로 워시드 기법으로 생산되고 스트리핑으로 수확된 커피는 내추럴기법으로 생산되나 생산지의 여건에 따라 달리 선택되기도 한다. 예전의 저급한 품질의 내추럴커피는 생산단가를 맞추기 위하여 무조건 스트리핑 방법을 사용했으나 최근 고품질의 내추럴커피가 나오면서 핸드피킹으로 선별수확을 하기도 한다.
펄핑방식
펄핑이란 커피체리의 과육을 제거하는 방식을 말한다. 커피의 맛에 있어서 핵심역할을 하는 것이 펄핑과정인데 수확 후 펄핑과 발효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대되는 맛들이 형성된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산미를 위해서는 워시드 가공을 하며, 특유의 향미와 단맛, 바디감을 위해서는 내추럴 가공, 오직 단맛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허니프로세싱을 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드라이온트리, 길링바사 등 다양한 펄핑방법이 존재한다.
<워시드>
습식법이라고도 불리는 워시드 가공은 워싱 스테이션(물탱크)을 갖추어 놓고 껍질을 제거한 커피체리를 담가 발효시킨 후 과육을 제거한다음 말리는 공정을 말한다. 외과피가 제거된 체리는 바로 물탱크에 담겨 발효와 세척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발효는 커피콩의 밀도에 따라 12~48시간의 발효를 거치며 일정시간 발효가 된 커피체리는 과육이 흐물흐물해져서 어느 정도 마찰에도 쉽게 씻겨 나가게 된다.
물이 풍부한 중남미 대형 농장의 경우 7~8회 이상 씻어냄을 반복하나 물이 부족한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두세번의 워싱작업을 거치거나 발효의 과정만 거쳤다면 워시드라 칭하기도 한다. 워시드 작업을 거친 파치먼트는 빛깔이 곱고 깨끗하며 생두의 잡맛이 물에 제거되어 깊은 아로마향과 깔끔한 산미를 가지게 된다.
<세미워시드>
워시드와 비슷한 가공방식이지만 발효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육이 충분히 씻겨지지 않은 채로 건조단계에 들어가므로 워시드보다 맛과 향에서 깊이가 떨어지는 편이다. 주로 물이 부족한 곳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내추럴>
과거에는 나무판에 수확한 체리를 깔아 햇볕에 말렸는데 이 방법은 세척방식에 비해 비용이 덜 드는 방식이고, 요즘에 와서는 콘크리트 바닥에 깔아 말리는 작업을 한다. 건식법이라고 불리는 내추럴가공법은 커피체리의 붉은 외피를 제거하지 않은 채로 태양 아래 건조시킨 후 과육의 분쇄가 가능한 함수율까지 건조가 진행되면 탈각하여 생두로 가공하는 방법으로 보통 후진국형 생산방식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저급한 커피생산에 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내추럴가공의 개성 있는 맛을 원하는 커피애호가들이 늘어나 경쟁력을 찾아가는 추세이다. 오히려 물을 사용하지 않아 오폐수를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방식이기도 하다.
<길링바사>
길링바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에서 시작된 방법으로 변형된 워시드의 일종이다. 보통의 워시드가 펄핑-건조-탈각의 과정을 거친다면 길링바사는 펄핑-건조-탈각-건조의 한 단계 과정을 더 거치며 보다 섬세하게 결점두를 추출하여 맑고 깨끗한 스페셜티 생두를 생산하게 된다.
<허니프로세싱>
허니프로세싱은 코스타리카에서 고안한 방식으로 세미 워시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당도가 높은 붉은 체리들을 선별해 겉껍질을 제거하고 물탱크에 넣는 대신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서 건조한 후 물로 깨끗이 씻어낸다. 씻어낸 파치먼트를 다시 볕에 건조하여 생두로 가공한다. 커피체리의 과육을 남겨 단맛을 배게하는 방법으로 과육을 얼마만큼 남기고 건조했는지에 따라 화이트허니, 옐로허니, 레드허니, 블랙허니 등의 방식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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